고스티드 (Ghosted, 2023) B평
김영준 (James Kim)
과연 크리스 에반스는 이 시대의 산드라 블록이 될 수 있을까? 한때는 이렇게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전략이 신선한 카드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식상하게만 보인다. 비단 새롭지 않음만이 문제는 아니다. 갈수록 이런 카드가 잘 먹히지 않는 까닭에는 달라진 상황의 영향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고정관념과 배우의 성별에 대한 역할 분리가 상당히 공고하던 시절에는 이런 식의 예상을 뒤엎는 조합이 상당한 에너지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가령 피어스 브로스넌이 ‘알고 보니 영농후계자’이고 소피 마르소가 '알고 보니 스파이’라면 꽤 즐거운 상황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역으로 이용할 고정관념이 서서히 타파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지금은 아무래도 과거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